웟슨과 크릭, 메셀슨과 슈탈

김우재:아인슈타인과 애딩턴

과학적으로는 이론과 실험 혹은 관측에 얽힌 과학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면에서 중요하다. 아인슈타인의 이론은 에딩턴에 의해 증명되었을 때 주목받았다. 과학에서 증명이란 이론보다 중요한 것이다. 측정량과 이론의 관계. 이 영화는 깊이 들어간다면 그런 것도 건질 수 있게 해주는 영화다.

이 글을 보다가 바로 어제 칼 짐머 (Carl Zimmer)의 책 Microcosm에서 읽은 부분이 생각났다. 아직 조금밖에 읽지 않았지만, 최소한 E.coli를 중심으로 분자생물학의 탄생 과정을 이야기해주는 앞부분은 무척 쉽고 재미있다.

Microcosm: E. Coli and the New Science of Life By Carl Zimmer

다음 인용은 웟슨과 크릭이 밝혀낸 DNA의 구조와 DNA의 복제 기작, 그리고 이를 강력하게 뒷받침해준 실험인 메셀슨과 슈탈의 실험을 소개한 부분을 번역한 것이다. 아마 과학, 특히 생물학에 흥미가 있는 사람들은 짜릿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 구조는 아름답고 단순했으며, 스스로 자신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웅변하고 있었다. 각 인산염 가닥에는 수십억 개의 염기가 한 줄로 쓰인 문서처럼 박혀있었다. 염기들의 배열에 따라 이 문서는 무한히 많은 의미를 가질 수 있었다. 이렇게, DNA는 각 종들이 각각의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저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 구조는 자신이 어떻게 복제하는지도 알려주었다. 웟슨과 크릭은 두 개의 가닥이 분리되어 각각의 가닥에 새로운 가닥이 더해지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다. 각 염기는 오직 다른 한 종류의 염기와 결합할 수 있으므로, 새로운 가닥을 만드는 것은 간단하다.

아름다운 착상이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견고한 증거는 별로 없었다. 막스 델브뤽은 그가 "untwiddling problem"이라고 부른 문제를 고민했다. 분리된 이중 나선이 엉망진창으로 엉켜버리지 않고 두 개의 새로운 이중 나선이 되는 것이 가능할까? 델브뤽은 이 질문에 답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성공은 1957년, 캘텍의 대학원생과 포스닥이었던 매튜 메셀슨과 프랑크 슈탈에게 왔다. E. coli의 도움으로, 그들은 후에 생물학의 가장 아름다운 실험이라고 불리게 된 실험을 수행했다.

메셀슨과 슈탈은 E. coli에게 특별한 음식을 먹임으로써 DNA의 복제과정을 추적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E. coli가 살아가려면 질소가 꼭 필요한데, 그 이유는 바로 DNA의 모든 염기에 질소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보통, 질소는 14개의 양성자와 14개의 중성자를 가지지만, 이보다 더 적거나 많은 중성자를 가진, 가벼운 질소, 무거운 질소도 존재한다. 메셀슨과 슈탈은 먼저 중성자를 15개 가진 무거운 질소가 들어간 암모니아로 E. coli를 키웠다. 그들은 박테리아가 오랫동안 복제를 하도록 놓아두고 나서 DNA를 추출하여 원심분리기로 돌렸다. 원심 분리기 안에서 DNA가 얼마나 멀리 움직였는지를 측정하면 DNA의 무게를 잴 수 있다. 기대했던 대로, 무거운 질소를 먹고 큰 E. coli의 DNA는 보통 E. coli의 DNA보다 무겁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메셀슨과 슈탈은 두 번째 실험으로 넘어갔다. 그들은 무거운 질소를 먹고 큰 E. coli를 다른 플라스크에 넣어 14개의 중성자를 가진 보통 질소를 섭취하도록 하였다. 정확히 E. coli가 한 번 분열하는 시간을 기다리고 나서 그들은 이 E.coli 를 바로 꺼내 원심분리기로 분석했다. 메셀슨과 슈탈은 만약 DNA의 복제에 대한 웟슨과 크릭의 생각이 맞았다면 무엇을 기대해야 할지 알고 있었다. 세포 안의 무거운 두 가닥은 서로에게서 분리되었을 것이고, 여기에 가벼운 질소로 만들어진 가벼운 가닥이 새로 더해졌을 것이다. 새로운 세대의 E. coli가 가진 DNA는 반은 무겁고, 반은 가벼울 것이다. 그렇다면, 이 DNA는 이전의 실험에서 가벼운 가닥과 무거운 가닥이 만든 두 표식의 중간에 새로운 줄을 만들어야 한다. 이 예측은 메셀슨과 슈탈이 관찰한 결과와 정확히 일치했다.

웟슨과 크릭이 아름다운 모형을 만들었을지는 모르지만, 다른 과학자들이 이것을 사실로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해서는 E. coli를 이용한 아름다운 실험이 필요했다.

Carl Zimmer, Microcosm, pp. 16-17

참고

2009/02/07 17:35 2009/02/07 17:35

침팬지의 최후통첩 게임

'최후통첩 게임(Ultimatum game)'은 실험대상이 '공평함'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측정할 수 있는 게임이다. 쉽게 말하면, 다른 사람의 횡재에 얼마나 배아파하는지를 측정하는 게임이다. ㅎㅎ 무임승차를 하는 사람들을 '처벌'하는 메커니즘도 이타성의 진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여겨지고 있기 때문에 죄수의 딜레마처럼 많이 연구되는 게임이다.

두 사람은 서로를 볼 수 없도록 다른 방에 격리되고 각각 제안자와 응답자로 역할이 주어진다. 두 사람에게는 특정한 액수의 돈이 주어지고 제안자의 제안에 따라 돈을 나누게 된다. 먼저 제안자가 마음대로 제안을 한다. 8:2, 5:5 처럼 제안을 할 수 있다. 이 제안은 응답자가 거부하거나 받아들일 수 있다. 만약 응답자가 받아들이면, 제안자의 제안대로 돈을 나누어 갖게 되며, 제안을 거부하면 두 사람 모두 한 푼도 받지 못하게 된다.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인간(Homo economicus)의 관점에서는 제안이 어떻게 오든 간에, 자신의 몫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응답자는 제안을 수락하는 게 맞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렇게 행동하지 않는다. 제안자는 보통 절반 근처를 제안하며, 응답자는 20%정도만 자신의 몫이 되는 제안은 거부한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이런 결과는 사람들이 '무임승차'에 상당히 민감하며, '공평함'을 중요하게 생각함을 보여준다. (경제학과 학생들이 좀 더 '합리적'으로 행동하고, 심리학과 학생들이 좀 더 '호혜적'으로 행동하는 경향은 있다고 한다. ㅎㅎ)

이런 결과가 만들어내는 필연적인 의문 중 한 가지는 '인간만?'이다. 바로 며칠 전에 사이언스지에 출판된 논문이 바로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 논문은 침팬지를 대상으로 최후통첩 게임을 시행하여 침팬지들은 인간에 비해 '공정함'을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지 않으며 훨씬 '합리적'으로 행동한다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결과만큼 흥미로운 것이 실험방법이다. 이 실험을 하기 위해서는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 양쪽 침팬지에게 게임의 규칙을 이해시켜야 한다. 제안자는 우선 8:2, 7:3 같은 제안을 만들 수 있어야 하고, 그 제안을 상대방이 수락하느냐 거부하느냐에 따라 자신에게 얼마나 돌아오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응답자는 자신이 받은 제안의 의미를 바로 알 수 있어야 하며, 상대방의 제안을 수락할 것인지 거부할 것인지 의사표현이 명확하게 가능해야 하고, 그 의사표현이 어떤 결과를 내는지를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이 논문에서는 이런 만만해보이지 않는 조건들을 꽤 간단한 기계장치로 구현했다.

먼저 자유로운 제안이 가능한 원래의 최후통첩게임의 규칙을 살짝 제한하여 제안을 두 가지로 압축했다. 제안자는 자신의 앞에 놓인 두 개의 로프중 하나를 선택하여 당김으로써 제안을 실행할 수 있다. 로프를 끝까지 당기면 '제안'의 손잡이가 응답자의 손이 닿는 위치까지 온다. 이제 응답자는 손잡이를 끌어당겨 자신도 먹이를 얻고 제안자도 먹이를 얻을 수 있도록 하거나, 아니면 손잡이를 당기지 않음으로써 제안을 무시할 수 있게 된다.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2007/10/07 16:32 2007/10/07 16:32

'주목'에 대한 재미난 실험

일단 보시길. 볼륨은 줄이고. 검은색 옷을 입은 남자들이 패스를 몇 번 하는지를 정확히 세야 한다. (via cognitive daily)
모두 놓치지 않으셨나요? ;)
2007/09/12 12:38 2007/09/12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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