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Mate는 훌륭한 편집기지만, 맥에서만 사용 가능하고, 자유 소프트웨어가 아니며,
개발이 수년간 정체되어 있습니다. 2006년에 안정 버전 1.5가 출시되었고 2009년에
2.0이 곧 출시된다는 예고가 등장했지만, 버전 2.0은 아직도 소식이 없습니다.
Vim
TextMate가 가져온 편리한 기능들은 그 사이 다른 편집기에 반영되었습니다. Vim
진영에서는 macvim이 활발히 개발되고,
pathogen,
NERDTree,
snipMate 등 훌륭한 플러그인들이
등장하여 TextMate와 비슷한 환경을 구축하는 게 가능해졌습니다. 자연스럽게, 많은
개발자들이 Vim으로 이주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vim을 다룬 블로그 글이 늘어나는
것도 이런 흐름을 반영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저도 원래 Vim과 TextMate를 함께 써
왔지만, 작년 Steve Losh의 Coming home to
vim, Vincent Driessen의
How I boosted my Vim 같은 글을
보다가 결국 Vim으로 이주를 결행했고, 현재 아주 만족하고 있습니다. Vim을
본격적으로 써 보고 싶으신 분은 제가 Vim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정리한
자료를 참고하시면 아마 도움이 되실
겁니다.
Make
컴퓨터 과학자들과 논문을 함께 쓰면서 여러 가지를 배웠는데, 그 중 하나가 GNU
Make의 유용성입니다. 그림을 그리는
gnuplot 스크립트나 TeX 컴파일 명령들을 Makefile로
조직해 놓으면 매번 그림을 다시 그리고 논문을 컴파일하는 번거로움 없이 make
한번으로 최신 버전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사실 make가 그런 일에 쓰라고
만들어놓은 물건인데 전 논문 작성할 때 쓰면 된다는 생각은 못하고 있었죠.
TextMate 환경은
latexmk.pl을 사용합니다.
LaTeX에 최적화된 Make 유틸리티라고 보시면 되는데, 무척 편리하긴 하지만 저는
그냥 간단한 Makefile을 만들어 사용하는 게 편하더군요. 논문을 작성할 때 TeX
컴파일만 하는 게 아니라 gnuplot으로 그림도 그리고 PDF 결과물들을 합치기도 하는데
latexmk만 쓰는 건 한계가 있습니다. 아주 기본적인 Makefile은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make를 실행하면 편지 (cover letter), 논문 본문, 기타 자료
(supporting material) 이렇게 세 개의 PDF 결과물을 만들고 이걸 하나로 합쳐주게
됩니다.
monex.py
Vim과 make의 조합에만 익숙해져도 꽤 편한 작업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매번 make를
실행하는 건 여전히 귀찮죠. 어떻게 하면 자동화를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예전에
봤던 autotest 가 생각나
monex.py라는 짤막한 스크립트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이 스크립트가 하는 일은
무척 단순합니다. 주어진 파일들을 감시하다가 파일이 변경되면 주어진 명령어를
실행하는 거죠.
결과물을 Preview에 띄워놓고, 다음과 같이 실행해 놓으면,
$ python monex.py -c "make all" *.tex *.bib *.plt
파일을 저장할 때마다 알아서 그림을 그리고 컴파일해서 결과물을 갱신 해
줍니다. 이걸 만들어 놓으니 논문 쓸 때뿐만 아니라 여기저기 쓸모가 있더군요. 이
글을 보시는 분들에게도 유용할까 싶어 여기에 붙입니다. (혹시 더 좋은 방법을 알고
계시면 알려주세요. :)
조직위원: Giuseppe Mangioni (University of Catania), Ronaldo Menezes (Florida Tech.), Vincenzo Nicosia (University of Catania)
논문 제출: 5월 31일까지
Call for papers
This international workshop on complex networks (CompleNET 2010) aims at bringing together researchers and practitioners working on areas related to complex networks. In the past two decades we have been witnessing an exponential increase on the number of publications in this field. From biological systems to computer science, from economic to social systems, complex networks are becoming pervasive in many fields of science. It is this interdisciplinary nature of complex networks that this workshop aims at addressing.
Authors are encouraged to submit previously unpublished papers on their research in complex networks. Both theoretical and applied papers are of interest. Specific topics of interest are (but not limited to):
먼저 TeX은 가장 널리 쓰이는 배포본인 MacTeX이 정답이다. 가장 깔끔한 관리가 가능하고, Bibdesk나 ghostscript등 유용하고 필요한 패키지들이 알아서 설치된다.
TextMate
MacTeX에 포함된 TeXShop도 훌륭한 편집기지만, 아무래도 TextMate의 강력한 편집기능과 자유로운 번들 기능과는 비교가 힘들다. TextMate의 문제는 기본 LaTeX 번들이 시원찮다는 것인데, 현재 개발중인 LaTeX 번들을 아래와 같이 따로 설치하는 것으로 해결이 된다.
압축을 풀면 만들어지는 폴더 이름을 .tmbundle로 끝나도록 바꾸어주면, 폴더가 하나의 아이콘으로 변한다.
아이콘을 더블클릭해서 설치.
Skim
컴파일 결과물 (PDF) 를 보는 용도로는 Skim이 쓸만하다1. 보통 논문을 작성할 때, 결과물과 소스 사이를 수없이 오고가는데, 이때 PDF의 특정 위치가 TeX 파일의 어느 위치에 해당하는지를 알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나온 것이 SyncTeX인데, Skim이 이걸 지원한다2.
Skim을 설치하고 나서 TextMate LaTeX 번들 환경설정에서 skim을 기본 뷰어로 설정해준다. 환경설정에 Latexmk.pl라는게 있는데, 이 스크립트는 결과물을 모니터하면서 bibTeX과 LaTeX을 번갈아 돌려주는 스크립트다. LaTeX - BibTeX - LaTeX - LaTeX 의 번거로운 과정 없이 한번의 컴파일 명령으로 최종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사용방법
이제 TextMate에서 command + R 을 누르면 컴파일을 해 준다. command + control + W 은 'watch' 기능이다. 누르면 컴파일한 결과물을 보여주는데, TeX 파일을 수정하고 저장하면 알아서 PDF를 갱신해준다. Skim에서 command + shift + 클릭 을 하면 TeX 파일에서 해당되는 부분으로 이동한다.
각종 자동완성과 편리한 기능들은 TextMate의 LaTeX 번들 메뉴를 참고.
Skim이 실행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TextMate에서 컴파일을 하면 Skim이 나타났다 죽어버리는 현상이 보고되어 있다. Skim을 먼저 실행시키는 것으로 해결 가능하다. [Back]
다들 잘 알겠지만 백신은 병원체를 약하게 만들어 주입해서 몸 안에 항체를 형성하고 면역성을 키우도록 돕는 의약품이다. 백신 역시 바이러스의 일종인 셈인데 ...
병원체를 죽이지 않고 약하게 만든 백신을 생백신 (live vaccine) 이라고 부르며, 여러 종류의 백신 중 한 종류일 뿐이다1. BCG나 MMR (Measles-mumps-rubella) 백신이 좋은 예인데, 미국의 경우 예방 접종 전에 살아 있는 병원체가 들어있음을 알려준다. 반면에, 우리가 흔히 맞는 독감 예방주사는 바이러스를 죽여서 만든다2.
실제로 1976년에는 그해 유행했던 돼지독감으로 죽은 사람보다 백신의 부작용으로 죽은 사람이 훨씬 많았다.
참고로 돼지독감으로 죽은 사람은 한 명, 백신을 접종한 사람은 48,161,019명, GBS (Guillain-Barré syndrome) 로 사망한 사람 수는 25명이다3. 약 백만 명 중에 한 명꼴.
다만 길리안 바레 증후군을 보이는 환자 가운데 상당수가 1년 이내에 독감백신을 맞은 사실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물론 1970년대와 비교하면 백신 제조기술이 크게 발전했지만 올해 11월부터 접종받게 될 신종 플루 백신은 안전성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채 보급될 가능성이 크다.
언급된 연구결과가 궁금하다. 1년이란 시간은 꽤 길다. 예방 접종이 바로 GBS를 일으키지 않은채로 수 개월 동안 잠복했다가 GBS를 일으킬 가능성은 매우 낮아보인다. 보통 감염이 원인이 되는 GBS의 경우 감염으로부터 한 달이내에 발병한다고 한다. 독감 백신 접종 통계를 잘 모르겠는데, 독감 백신을 맞는 사람이 충분히 많으면 무슨 병을 택해도 1년 이내에 독감 백신을 맞은 사람은 상당수가 될 것 같다.
GBS의 원인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는데, 유력한 용의자는 Campylobacter jejuni 감염이라고 한다4 최근에는 독감 바이러스가 GBS를 일으킨다는 주장이 등장했다5
Several studies have been done to evaluate if other flu vaccines since 1976 were associated with GBS. Only one of the studies showed an association. That study suggested that one person out of 1 million vaccinated persons may be at risk of GBS associated with the vaccine.
1976년 돼지독감 사태이후 독감 예방주사와 GBS의 발병사이의 관계를 밝히기 위한 연구가 여럿 있었지만 그 중 하나의 연구에서만 상관관계가 보였다고 한다. 1976년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예방주사가 GBS의 위험을 높이는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예 부정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 그래도 백만명 중의 한 명꼴이면 매우 희귀하므로 그렇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GBS가 발병해도 대부분은 건강하게 회복되므로, 독감 백신으로 GBS가 발병해서 사망까지 이를 확률은 일반적인 독감의 사망률과도 비교할 수 없이 작다.
미국에서 이번 신종독감 백신의 임상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NIAID (National Institute of Allergy and Infectious Diseases) 는 최근 500명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에서 부작용이 발견되지 않았고, 그래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진행한다고 발표했다7.
글에 링크된 위 사이트들을 들어가서 잠시 훑어봤는데 근거자료는 부실하고, 수은이 자폐증을 일으킨다는 떡밥8이 넘실대고, 인용된 논문을 몇 개 찍어서 찾아봤더니 검색도 안 된다. 그래도 무려 Lancet에 실린 논문이 있길래 찾아봤더니 두 번 인용됐고, 그중 한 논문은 Lancet에 실린 논문의 연구 방법이 잘못됐다는 내용 (다른 하나는 이탈리아어). 더이상 시간을 쓸 가치를 느끼지 못했다.
구지 '신종'이 아니더라도 독감은 한국에서 매년 (아마도) 수천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무서운 병이다. 이런 병을 효과적으로 막는 방법인 예방접종에 대한 글을 쓸 때는 좀 더 신중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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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R New England의 연구원 danah boyd는 우리가 입 밖으로 내는 수많은 말들, 표정, 몸짓들도 정보를 전달하기 보다는 사교적/의례적/교감적 (phatic) 인 기능만을 하며, 이들도 사회적 관계의 맥락에서 떨어져 나오면 '쓸데없는 주절거림'으로만 보일 것이라고 말한다. 낯선이가 보면 의미가 없어 보이는 트윗들도 나름대로 사람들을 엮어주는 기능을 하고 있다는 말이다.
I challenge each and every one of you to record every utterance that comes out of your mouth (and that of everyone you interact with) for an entire day. And then record every facial expression and gesture. You will most likely find what communications scholars found long ago - people are social creatures and a whole lot of what they express is phatic communication. (Phatic expressions do social work rather than conveying information... think "Hi" or "Thank you".)
Now, turn all of your utterances over to an analytics firm so that they can code everything that you've said. I think that you'll be lucky if only 40% of what you say constitutes "pointless babble" to a third party ear.
...
It's all about shared intimacy that is of no value to a third-party ear who doesn't know the person babbling. Of course, as Alice Marwick has argued, some celebs are also very invested in giving off a performance of intimacy and access; this is part of the appeal. This is why you can read what they ate for breakfast.
이런 생각이 갑자기 나온 것은 아니다. Clive Thompson은 작년 9월 뉴욕타임즈에 Brave New World of Digital Intimacy 라는 글을 기고했는데, 이 글에서 그는 주변자각 (ambient awareness) 이라는 개념을 통해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지를 설명한다. (이 글은 감사하게도 bahamund님이 전문 번역을 해 놓으신 글 중에 하나다.)
이렇게 끊임없이 온라인 상으로 접촉하는 것에다가 사회과학자들은 “주변자각(ambient awareness)”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물리적으로 가까이 있는 경우 상대방이 하는 사소한 짓, 즉 몸짓이나 한숨, 뜬금없는 말 따위에서 그의 기분이 어떤지를 알아챌 수 있다. “주변자각”도 이와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
이것이야말로 자기 주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삶의 역설이라 하겠다. 사소한 업데이트 하나하나, 개별 ‘사회정보’ 한 조각은 그 자체로는 별 의미가 없다. 지루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들이 모이면 작은 정보 갈래들이 하나로 뭉쳐 여울을 이루어, 친구나 가족 구성원의 삶을 놀랍도록 세밀하게 그려내게 된다. 마치 점묘파 화가의 그림이 하나하나의 점으로서는 별 의미가 없지만 점이 모여서 하나의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내듯이 말이다. 예전에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어느 친구가 자기가 무슨 샌드위치를 먹는지 매번 전화를 걸어 보고할까. 헤일리는 이러한 정보를 “일종의 초감각 정보”라고 표현한다. 일상을 떠다니는 보이지 않는 차원의 정보라는 의미란다.
의미없는 주절거림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일까? 하지만, 글쓰기 창 위에 "What are you doing?" 라고 크게 써 놓은 걸 보면, 트위터를 만든 사람들도 트위터의 심장이 바로 그 쓸데없는 주절거림이라고 믿고 있는 것 같다.
요즘 미투데이와 트위터를 비교하는 글이 자주 눈에 띈다. 각광받는 국내외의 두 대표 단문 블로깅 서비스의 무서운 성장세와 더불어 우리나라에서 대결 양상을 보인다는 점이 흥미를 끄는 모양이다. 특히 며칠 전 트위터를 미투데이가 앞서는 랭키닷컴의 통계 기록 발표로 인해 더 관심을 끄는 계기가 만들어진 듯 싶다. 지난 몇 달 동안 트위터가 폭발적인 성장세에 힘입어 미투데이를 한참 앞선 것으로 알려졌는데, 고작 한달 새 그 상황이 역전되었음을 보여주는-믿...
앞선 글에서 설명했고, 너구리님도 그림으로 보여주셨듯이, 질병 모델에 네트워크라는 요소를 넣으면 허브가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이웃이 많기 때문에 병에 걸릴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고 (대략 이웃의 수에 비례하여 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 이렇게 병에 걸리게 된 허브는 또 많은 이웃에게 병을 퍼뜨린다. 이런 허브의 효과로 인해, 허브가 무시할 수 없을 만크 존재하는 네트워크에서는 전염병을 막기가 매우 힘들어진다.
그럼 우리가 손쓸 방법은 없는 것일까? 손이나 열심히 씻어야 하는 걸까?
허브가 전염병을 퍼뜨리는 데 몹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이해한 연구자들은 곧, 반대로 허브가 병에 걸리지 않도록 막기만 하면 병을 효율적으로 막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1. 전염병이 퍼져나가는 상황에서 제한된 수의 격리나 예방 접종만이 가능한 상황을 가정해보자. 만약 되는 대로 사람들을 격리/접종 한다면 전염병은 별 문제 없이 전체 네트워크로 퍼져 나간다. 반면에, 허브들을 골라내어 이웃이 많은 허브부터 격리/접종을 하면 전염병은 확산되지 못한채 사라진다.
사실 이 결과는 네트워크 과학의 초기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논문인 "Error and attack tolerance of complex networks"라는 논문2의 결과와 일맥상통한다. 이 논문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척도없는 네트워크의 구조는 임의적으로 노드를 망가뜨리는 'error'에는 대단히 강하지만, 허브를 차례대로 망가뜨리는 'attack'에는 너무나 쉽게 망가진다. 말하자면, 척도없는 네트워크에서는 허브가 네트워크를 하나로 묶어주고 있기때문에 이 허브들이 온전하게 살아남아 있는 한은 네트워크의 구조가 보존된다는 것이다.
전염병 동역학의 맥락에서 이 결과를 다시 해석해보자. 임의적으로 사람들을 격리시켜 네트워크에서 제거한다면, 허브들은 남아 네트워크를 잘 묶어주고 있을 것이므로 전염병은 여전히 잘 퍼질 수 있다. 네트워크에서 허브부터 제거한다면, 네트워크의 구조는 쉽게 망가지고, 전염병은 더 이상 퍼질 수 없게 된다. (이 모든 결과들은 네트워크의 percolation 성질과 연결되어 있다.)
실현되기는 매우 어려워보이지만, 이론적으로는 재미있는 또다른 가능성은 위험한 전염병과 매우 비슷한 사촌 전염병을 위험한 전염병보다 먼저 퍼뜨리는 것이다. (예방 접종과의 차이점은, 구지 사람들이 주사를 맞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과 자칫 잘못하면 변종이 진화하여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는 위험성이 추가된다는 점이다.) 이때, 사촌은 위험하지 않으면서도, 사람의 면역 시스템이 보기에는 충분히 비슷하여 위험한 전염병에 대한 면역을 생성해주어야 한다 (교차 면역, cross immunity)3. 만약에 이런 이상적인 상황이 가능하다면, 네트워크 위에서 위험한 질병이 퍼져나가기에 적당한 경로 (주로 허브들) 를 정확히 그 사촌이 먼저 퍼져나가 면역을 생성시키게 되므로 전염병을 효율적으로 막을 수 있게 된다4
Réka Albert, Hawoong Jeong & Albert-László Barabási, Error and attack tolerance of complex networks, Nature 406, 378-382 (2000)[Back]
교차면역은 자연에서 흔히 관찰되는데, 한가지 흥미로운 예는 나병 (leprosy) 과 결핵 (tuberculosis) 이다. 전혀 달라보이는 두 병이지만, 병을 일으키는 박테리아는 Mycobacterium genus에 속하는 친척이다. 나병은 11세기부터 13세기까지 서유럽의 풍토병이었지만, 17,18세기에 결핵이 유행하는 것과 동시에 거의 자취를 감추었는데, 이 현상이 두 병 사이의 교차 면역 때문이라는 가설이 꽤 설득력이 있다. [Back]
M. E. J. Newman, Threshold effects for two pathogens spreading on a network, Phys. Rev. Lett. 95, 108701 (2005) - 첫번째 병이 퍼져나가고 난 뒤에 남게 되는 면역이 형성되지 않은 네트워크 구조를 수학적으로 풀었다. 꽤 아름다운 논문. [Back]
전염병이 퍼지는데 매우 중요한 것은 인구 집단의 크기이다. 많은 전염병들은 'crowd disease' 라고도 불린다. 전염병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보통 일정 크기 이상의 큰 집단 (끊임없는 새로운 숙주의 보충) 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농업은 이런 큰 규모의 집단을 만들어 냄과 동시에 다양한 전염병을 인간에게 가져왔는데, 이에 대해 Arno Karlen은 전염병의 문화사 (Man and Microbes)라는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농업은 인간에게 너무도 많은 새로운 병원균을 가져다주어서 인류가 살아남았다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다. (p66, 전염병의 문화사)
큰 도시가 형성되면서 전염병은 더욱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그 발생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도시는 전염병의 온상이었다. 사실 마을이 큰 도시가 되고서야 대규모 죽음이 인간사의 일상적인 부분이 되었다. ... 수백만 년 동안 인간의 주요 사망 원인은 사고와 부상이었다. 그러다가 영구적인 농경과 촌락 생활 덕분에 질병으로 인한 죽음이 더욱 흔하게 되었다. (p80, 전염병의 문화사)
과학과 기술의 발전은 더욱 더 많은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 살 수 있도록 만들었다. 현대의 도시에는 과거와 비교할때 훨씬 많은 사람들이 같은 공간을 공유하며 살고 있다. 게다가 발전된 항공망은 수많은 사람들을 한 도시에서 또 다른 도시로 매 시간 운반하고 있다. 과거의 세계가 약하게 연결된 격자 구조였다면, 현재의 세계는 강하게 연결된 작은 세상 네트워크 (small-world network) 이다. 스페인 독감이 돌았던 1918년이 세계적인 항공망이 갖추어지기 전이라는 것을 떠올려보면, 항공망으로 연결된 현재의 세계가 처한 위험은 비교할 수 없이 커 보인다.1918년의 독감도 전쟁으로 인해 대량으로 수송된 군인들에의해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네트워크 이론은 여기에 더해 또 하나의 어두운 전망을 내놓았다. 네트워크 구조를 크게 고려하지 않았던 전통적인 전염 모델에는 언제나 0이 아닌 전염 한계치 (epidemic threshold) 가 존재한다. 전염 한계치는 전염병이 전체 집단에 퍼질 수 있는지 아니면 매우 적은 수의 사람들만을 감염시킨 뒤 사라질 것인지를 결정하는 기준인데, 전염병의 전염율과 치료율의 비가 이 전염 한계치보다 높으면 전염병이 전체 집단으로 퍼지게 된다. 반대로 그 비율이 전염 한계치에 도달하지 못하면 전염병은 사라지게 된다. 따라서 전염율을 낮추거나 치료율을 증가시킴으로써 전염병을 없애는 것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얻게 된다. 그런데 허브가 충분히 많이 존재하는 척도없는 (scale-free) 네트워크에서 전염병이 퍼질 경우, 네트워크의 크기가 커짐에 따라 전염 한계치는 0으로 수렴한다1. 다시 말해 무슨 수를 써도 전염병의 전염력를 전염 한계치 아래로 줄이기가 힘들어진다.
이런 현상이 생기는 이유는 큰 허브일 수록 효과적으로 병을 전파하는 매개자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허브는 많은 링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감염될 확률이 자연히 높아지며, 감염된 허브는 수많은 이웃들에게 병을 전파시키게 된다. 문제는, 세상에 존재하는 대다수의 네트워크들이 척도없는 네트워크, 혹은 최소한 많은 허브가 존재하는 네트워크라는 것이다. 공항 사이의 항공망2과 성관계 네트워크3 가 중요한 예이다. 독감이 퍼져나가는 네트워크는 고정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그 구조를 확실하게 알기도 어렵지만, 인구조사원과 같은 허브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SARS의 경우에도 'super spreader'라 불리는 소수의 환자들이 매우 많은 사람들을 감염시켰다.
Don't panic
전염병이 퍼지기에 좋은 네트워크 구조를 지속적으로 구축하고 있음에도, 선진국에서 전염병에 걸려 죽는 사람의 수는 매우 드물다. 그 이유는 인류가 백신을 발명하고, 훌륭한 감시 & 치료 체계를 만들고, 상하수도 시스템을 구축하고, 훌륭한 위생상태를 가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력들은 전염병이 새로운 숙주로 옮겨 가기 힘들게 만들어 전염병을 효과적으로 차단해왔다.
작년에 병원체의 입장에서 생각하기 라는 글을 통해 폴 이왈드의 주장을 소개한 적이 있는데, 다시 요약해본다.
병원체는 지속적으로 돌연변이를 일으키며, 이렇게 생겨난 수많은 변종들은 서로 경쟁하며 진화한다.
병원체에게 가해지는 두 가지 주요 선택압은 숙주 안에서 다른 병원체들과의 경쟁과 다른 숙주로의 전염이라는 경쟁에서 비롯된다.
숙주 안에서 이루어지는 경쟁에서는 치명적인 (숙주로부터 최대한 많은 것을 얻어내는) 병원체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병원체가 숙주를 죽이거나 심하게 앓게 만들더라도 다른 숙주로의 이동이 용이하다면 병원체는 치명적인 방향으로 진화한다 (수인성 전염병이나 모기가 매개하는 전염병등).
반면에 병원체가 숙주를 죽이거나 심하게 앓게 만들 경우 다른 숙주로의 이동이 힘들어진다면 병원체의 독성은 약화된다.
그는 이 논리를 바탕으로 1918년과 같은 대유행이 다시 일어나기 힘들다고 주장한다. 주장의 골자는 1918년의 독감이 특수한 상황에서 진화한, 특별히 독성이 강한 바이러스였다는 것이다. 그 특수한 상황이란 다름 아닌 제1차 세계 대전이었다. 1918년의 바이러스는 전선에 위치한 집단 병동 - 바이러스가 바로 옆의 환자에게 너무나 쉽게 옮겨 갈 수 있는 - 에서 처음 등장했기 때문에 강한 살상력을 가진 바이러스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전쟁이 사회의 많은 기능을 마비시켰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유행을 차단하는 것까지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반대로, 사회가 잘 기능하여 심하게 앓는 환자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병을 옮기는 것을 차단할 수 있다면 전염병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주장을 H1N1 독감에 적용해보면, 이번 독감이 그렇게 위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세계 대전과 집단 병동이라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과거의 교훈때문에 많은 나라들이 적극적으로 이에 대처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를 보아도 환자들이 확인되는 즉시 치료를 받고 격리되고 있다. 게다가 crete님이 지적하신 것처럼 지금은 계절과 기온상 독감이 쉽게 퍼지기 힘든 계절이기까지 하다. crete님이 멕시코와 다른 나라의 사망률의 차이에 대한 포스팅에서 멕시코와 미국에서 발견된 바이러스가 유전적으로 일치한다고 말씀해주시긴 했지만, 현재까지의 사망자 발생 패턴은 이 이론을 뒷받침하는 것처럼 보인다4.
But, still.
하지만, 그렇다고 마음을 놓아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위에서 소개한 주장은 설득력은 있지만, 검증은 힘들다. 생각지 못했던 다른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어 우리의 기대를 배반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처음에 설명한 것처럼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구조'는 언제든지 전염병의 전파를 도와줄 수 있기때문에, 우리의 방심을 틈타 치명적으로 진화한 병원체가 전세계를 휩쓰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게다가 초기 진화에 실패하여 환자의 수가 급격히 증가하면 병원들이 바이러스의 독성을 증가시키는 허브의 역할을 하는 것도 가능할 뿐만 아니라,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들어가게 된다. 그러므로, 각 국의 정부와 개개인들 모두 전염병 확산의 초기 단계에서 가능한 노력을 기울여 확산을 막는 것이 좋다.
결론은, "손을 잘 씻읍시다". ㅎㅎ
Romualdo Pastor-Satorras and Alessandro Vespignani, Epidemic Spreading in Scale-Free Networks, PRL 86, 3200 (2001) free download (arxiv) [Back]
R. Guimerà, S. Mossa, A. Turtschi, and L. A. N. Amaral, The worldwide air transportation network: Anomalous centrality, community structure, and cities' global roles, PNAS 102, 7794 (2005) ; Vittoria Colizza, Alain Barrat, Marc Barthélemy, and Alessandro Vespignani, The role of the airline transportation network in the prediction and predictability of global epidemics, PNAS 103, 2015 (2006) [Back]
Fredrik Liljeros, Christofer R. Edling, Luís A. Nunes Amaral, H. Eugene Stanley & Yvonne Åberg, The web of human sexual contacts, Nature 411, 907 (2001) free download (arxiv) [Back]
처음 발병한 멕시코에서는 꽤 치명적이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병이 전파됨에 따라서 독성이 감소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자세한 연구결과들을 찾아보지 않았기 때문에 crete님이 배제한 두번째 가능성이 얼마나 말이 되는지는 아직 알지 못한다. [Back]
YY님의 H1N1 독감 글에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왔다. 현대 운송기술이 가져온 전염병 전파의 변화가 바로 그것이다. 앞서 여러번 언급한 바 있지만, 과학기술의 발전과 인간 행동의 변화는 기생충과 병원균에게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질병 전파 형태에 극단적인 변화를 가져온것이 바로 운송기술의 발달이다.
앞서 링크 된 글에서도 언급되었지만, 네트워크 이론을 통한 전염병 모델의 연구는 요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수송기술의 발달과 ...
수령의 릴레이를 받고 보니 릴레이란 시스템이 블로거간의 상호작용을 촉진하는 일종의 윤활유로 기능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트랙백은 왠지 댓글만큼 글을 쓰게 하는 어포던스가 약하다. 댓글은 해당 글과 같은 시야에서 볼 수 있지만, 트랙백은 링크를 타야만 볼 수 있기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는 뭔지 알수는 없다. 여하튼 블로거들을 연결해 주는 시스템으로서의 트랙백이 가지는 어포던스는 게시판이 가지는 토론문화를 능가할 만한 어포던스가 아니다. 누군..
과학적으로는 이론과 실험 혹은 관측에 얽힌 과학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면에서 중요하다. 아인슈타인의 이론은 에딩턴에 의해 증명되었을 때 주목받았다. 과학에서 증명이란 이론보다 중요한 것이다. 측정량과 이론의 관계. 이 영화는 깊이 들어간다면 그런 것도 건질 수 있게 해주는 영화다.
이 글을 보다가 바로 어제 칼 짐머 (Carl Zimmer)의 책 Microcosm에서 읽은 부분이 생각났다. 아직 조금밖에 읽지 않았지만, 최소한 E.coli를 중심으로 분자생물학의 탄생 과정을 이야기해주는 앞부분은 무척 쉽고 재미있다.
다음 인용은 웟슨과 크릭이 밝혀낸 DNA의 구조와 DNA의 복제 기작, 그리고 이를 강력하게 뒷받침해준 실험인 메셀슨과 슈탈의 실험을 소개한 부분을 번역한 것이다. 아마 과학, 특히 생물학에 흥미가 있는 사람들은 짜릿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 구조는 아름답고 단순했으며, 스스로 자신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웅변하고 있었다. 각 인산염 가닥에는 수십억 개의 염기가 한 줄로 쓰인 문서처럼 박혀있었다. 염기들의 배열에 따라 이 문서는 무한히 많은 의미를 가질 수 있었다. 이렇게, DNA는 각 종들이 각각의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저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 구조는 자신이 어떻게 복제하는지도 알려주었다. 웟슨과 크릭은 두 개의 가닥이 분리되어 각각의 가닥에 새로운 가닥이 더해지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다. 각 염기는 오직 다른 한 종류의 염기와 결합할 수 있으므로, 새로운 가닥을 만드는 것은 간단하다.
아름다운 착상이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견고한 증거는 별로 없었다. 막스 델브뤽은 그가 "untwiddling problem"이라고 부른 문제를 고민했다. 분리된 이중 나선이 엉망진창으로 엉켜버리지 않고 두 개의 새로운 이중 나선이 되는 것이 가능할까? 델브뤽은 이 질문에 답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성공은 1957년, 캘텍의 대학원생과 포스닥이었던 매튜 메셀슨과 프랑크 슈탈에게 왔다. E. coli의 도움으로, 그들은 후에 생물학의 가장 아름다운 실험이라고 불리게 된 실험을 수행했다.
메셀슨과 슈탈은 E. coli에게 특별한 음식을 먹임으로써 DNA의 복제과정을 추적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E. coli가 살아가려면 질소가 꼭 필요한데, 그 이유는 바로 DNA의 모든 염기에 질소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보통, 질소는 14개의 양성자와 14개의 중성자를 가지지만, 이보다 더 적거나 많은 중성자를 가진, 가벼운 질소, 무거운 질소도 존재한다. 메셀슨과 슈탈은 먼저 중성자를 15개 가진 무거운 질소가 들어간 암모니아로 E. coli를 키웠다. 그들은 박테리아가 오랫동안 복제를 하도록 놓아두고 나서 DNA를 추출하여 원심분리기로 돌렸다. 원심 분리기 안에서 DNA가 얼마나 멀리 움직였는지를 측정하면 DNA의 무게를 잴 수 있다. 기대했던 대로, 무거운 질소를 먹고 큰 E. coli의 DNA는 보통 E. coli의 DNA보다 무겁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메셀슨과 슈탈은 두 번째 실험으로 넘어갔다. 그들은 무거운 질소를 먹고 큰 E. coli를 다른 플라스크에 넣어 14개의 중성자를 가진 보통 질소를 섭취하도록 하였다. 정확히 E. coli가 한 번 분열하는 시간을 기다리고 나서 그들은 이 E.coli 를 바로 꺼내 원심분리기로 분석했다. 메셀슨과 슈탈은 만약 DNA의 복제에 대한 웟슨과 크릭의 생각이 맞았다면 무엇을 기대해야 할지 알고 있었다. 세포 안의 무거운 두 가닥은 서로에게서 분리되었을 것이고, 여기에 가벼운 질소로 만들어진 가벼운 가닥이 새로 더해졌을 것이다. 새로운 세대의 E. coli가 가진 DNA는 반은 무겁고, 반은 가벼울 것이다. 그렇다면, 이 DNA는 이전의 실험에서 가벼운 가닥과 무거운 가닥이 만든 두 표식의 중간에 새로운 줄을 만들어야 한다. 이 예측은 메셀슨과 슈탈이 관찰한 결과와 정확히 일치했다.
웟슨과 크릭이 아름다운 모형을 만들었을지는 모르지만, 다른 과학자들이 이것을 사실로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해서는 E. coli를 이용한 아름다운 실험이 필요했다.
그가 세미나에서 반복해서 강조했던 것은 데이터 시각화는 사람들에게 설명하기 힘든 강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가 Many Eyes를 시작하게 된 것도 시각화 그 자체가 줄 수 있는 가치에 대한 느낌때문이었다고 한다. 별로 놀라운 정보를 보여주지 않아도 사람들은 시각화에 열광한다. 그가 든 한 예는 뉴욕타임즈에서 many-eyes를 소개한 기사에 실린 신약성경의 사회 연결망이었다. 이 그림이 담고 있는 정보는 그렇게 놀라울 게 없었지만, 종교 커뮤니티에서는 상당한 반향을 불러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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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스크린을 무엇에 쓸까? 먼저 생각나는 용도 중 하나는 '그림판'이다. 아이폰 출시 이후 여러 그림판 프로그램들이 등장했는데 대부분은 낙서 프로그램들에 가깝고, 진지한 프로그램은 'Brushes'와 'Colors!' 정도이다. 아이폰의 조그만 스크린에 얼마나 대단한 걸 그릴 수 있을까 싶지만, 위에 링크한 글에 걸려 있는 그림들 ('Brushes' 이용) 과 'Colors'의 갤러리를 보고 나면, 실력을 갖춘 사람들에게 도구는 중요하지 않음을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뭐 사람들이 싸이월드의 조그만 그림판이나 윈도우즈 그림판에서도 잘만 그리는 걸 보면 그렇게 놀랄 일은 아니다.
도구의 관점에서 두 프로그램은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Colors'의 경우 모든 붓질이 그림 안에 저장되어,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다시 돌려볼 수 있다. 게다가 그림을 공개 갤러리에 올리는 것도 가능하고 다른 사람들이 올린 그림을 내려받아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돌려보는 것이 가능하다. 'Colors' 갤러리에서 그림을 클릭하면 과정을 구경할 수 있다. 아이폰이나 터치에 공짜로 'Colors! Lite'를 내려받으면 공개 갤러리에 올라온 그림들의 과정을 바로 구경할 수 있다. 은근히 재미있다. 그리고, 유료 풀 버전을 사면 그림을 저장할 수 있게 된다(!).
MicroSD Card Recovery Pro is file data recovery software designed to recover lost files including video, documents, pictures, audios, and videos from memory cards, CD-ROMs, and lost pictures from digital camera memory.
'정보'나 '복잡도'의 정의를 명확히 내리지 않은 상태에서도 누구나 두번째 문자열을 가리킬 것이다. 그러면 왜 첫번째 문자열은 덜 복잡하고, 적은 양의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느껴질까? 간단한 접근 방법 한가지는 우리의 일상어를 가지고 문자열을 기술해 보는 것이다. 첫번째 문자열은 매우 쉽다. "'01'이 xx 번 반복되는 문자열"이라고 하면 된다. 이 기술을 들은 사람은 첫번째 문자열을 다시 만들어 낼 수 있다. 반면에 두번째 문자열은 간단한 기술이 어렵다. "11000, 다음에 10이 세 번 반복되고, 001이 두 번 나오고, …"와 같이 말이 길어진다.
자연어를 이용한 위의 접근은 너무 단순해 보이지만, 사실 정보이론의 핵심 개념 중 하나인 Kolmogorov complexity (혹은 algorithmic entropy, 이하 KC) 를 잘 묘사하고 있다. 대강 말하자면, 주어진 문자열의 KC는 그 문자열을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짧은 프로그램의 길이로 정의한다. 어떤 문자열이 복잡하다거나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는 것의 의미는 곧, 그 문자열을 만들어내는데 긴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나마나한 소리 같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KC는 추상적인 개념이며 Halting problem과 엮여 있어서 계산 가능하지도 않다. 하지만, 개념 자체는 매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일례로, 우리는 매일 매일 컴퓨터에게 주어진 문자열의 KC 값 추정을 지시하고 있다. 무슨 소리냐고? 압축프로그램이 하는 일이 주어진 파일을 가능한 한 작은 크기를 가지도록 변환 – KC의 추정치를 계산 –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Zip bomb라는 것이 있다. 시스템을 감시하고 있는 백신 소프트웨어들을 무력화 시키는 용도로 주로 쓰이는 압축 파일로, 맨 처음 예로 들었던 첫 문자열 '01010101...' 과 같은 것이다. 이런 문자열은 아무리 길어도 매우 짧은 프로그램으로 기술할 수 있다 (압축이 잘 된다). Zip bomb는 이걸 극단적으로 응용한 것으로, 압축 프로그램을 일종의 프로그램 실행기로 보고 이 프로그램 실행기를 통해서 어마어마한 양의 출력을 내보내도록 설계된 프로그램이다. 위키백과에 의하면 '42.zip' 이라는 유명한 zip bomb의 경우 파일 크기가 42 킬로바이트 정도에 불과하지만 압축을 모두 풀면 4.5 페타바이트 (~4500 테라바이트) 에 달하는 파일을 만들어 낸다.
아이폰으로 가장 많이 방문하는 웹사이트는 http://www.google.com이다. 아이폰에서 구글 홈페이지로 접속하면 메일, 달력, 리더등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각 프로그램들의 모바일 버전들은 꽤 훌륭하게 만들어져 있고, 기본 화면이 이들을 잘 묶어주고 있다.
나는 그 중에서도 구글 리더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데, 그래서인지 불편한 점들이 여럿 보인다.
첫째, 자주 다운된다. 특히 사진이 많고 긴 글을 읽다보면 '앗, 왠지 다운뙬 것 같은데!'라고 느끼는 순간이 있고, 이럴때면 종종 브라우저가 죽는다. 사실 이건 꼭 구글리더의 문제라기보다는 아이폰, 그리고 아이폰에 들어간 사파리의 문제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구글 리더의 책임은 브라우저가 죽었다 살아난 이후에 있다. 구글리더에서 일단 클릭한 글은 읽은 것으로 간주되고 다시 구글리더가 떴을 때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막 흥미로운 글을 읽으려던 찰나에 브라우저가 죽으면, 'all items'를 클릭해서 찾아가거나 귀차니즘으로 몸부림치며 그 글을 포기해야 한다. 나는 보통 후자로 귀결되며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건 탭 브라우징을 지원하는 웹브라우저에서 실수로 탭을 닫았을 때 그 탭을 복구하는 기능이 없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마지막에 닫은 탭을 복구해주는 기능을 브라우저들이 다 갖춰가는 것처럼 RSS 리더도 브라우저의 다운이나 독자의 실수에서 비롯된 '방해받은 읽기'를 복구해 줘야 할 책임이 있다. 그리고 이 책임은 매우 간단하게, 리더를 열 때마다 마지막으로 읽은 글 몇 개를 항상 리스트에서 보여주는 것으로 실현이 가능하다고 본다.
이 기능은 비슷한 또다른 문제도 해결해준다. 구글 리더에서 'see original'을 클릭하면 새 창에 원본을 보여준다 (구글 리더 옵션으로 원본을 모바일 버전으로 바꾸어서 열어주는 훌륭한 기능도 있다). 문제는 글을 다 읽고 '별표 해야지~' 혹은 '공유 해야지!'라고 생각하며 구글 리더로 돌아왔을 때 생긴다. 아이폰에 담긴 사파리는 열려 있는 웹 페이지를 항상 저장하고 있지 않는다. 많은 경우, (기준은 잘 모르겠지만) 각 창들은 주소만 기억하고 있다가 유저가 돌아왔을 때 다시 그 주소를 열어준다. 이 때문에 '별표 해야지~'라고 생각하며 돌아온 나를 맞이하는 것은 다시 로드된 – 아무것도 모른채 웃고 있는 – 새로운 구글 리더인 경우가 잦다. 그러면 나는 다시 귀차니즘으로 몸부림치며 스트레스를 받는다.
둘째, 버튼이 너무 작다. 각 포스트의 하단에는 '공유', '노트와 함께 공유', '이메일', '읽지 않은 것으로 표시'등 중요한 버튼들이 자리하고 있는데, 우리가 아무리 궁극의 포인팅 디바이스인 손가락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한들, 이런 조그만 버튼을 매번 정확하게 클릭하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버튼과 다음 포스트 사이에는 공간도 없어서 'share'를 누르려다가 다음 포스트를 눌러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바로 다음 포스트가 리사이즈 안한 백 장의 사진이 담긴 여행기라면 상황은 바로 위에 토로한 첫째 문제로 돌아간다. 이 작디 작은 링크들은 오리지날 구글 리더를 단순히 모바일 버전으로 변환하면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그대로 남은 것 같은데, 조금 더 큼직큼직한 아이콘으로 바뀌고 다음 포스트와의 사이에 공간도 조금 넣어주었으면 하는 소박한 바램이 있다. 손가락으로 쓰윽 쓰다듬으면 수백 픽셀 우습게 넘어가는 아이폰이니 세로 길이에 너무 집착할 필요 없다.
셋째, '별표하기'는 위에만, 나머지는 아래에만. '별표하기'는 가장 원초적인 기능이기에 특별대우를 받는 건 불만이 없는데, 포스트 아래쪽에도 '별표하기' 버튼이 없는 건 불만이다 (데스크탑용에는 있다). 포스트의 길이가 짧을 때는 큰 차이가 없지만, 상당히 긴 포스트의 경우에는 불편을 초래한다. 예를 들어, 별표를 하지 않은 채로 엄청난 분량을 다 읽고 났더니 반드시 별표를 해야 할 것 같은 글이 있다면? 정답: 다시 글의 맨 위를 찾아 올라간다. '별표하기'가 아닌 다른 기능들은 반대 상황에 처해 있다. 예를 들어 클릭해보니 엄청 긴 글인데, 당장 읽기는 싫고 공유를 해야 한다면? 누군가에게 이메일을 보내야 한다면? 정답: 글의 맨 밑으로 찾아가서 '공유/이메일'을 클릭해야 한다. gmail에서 '보관', '삭제'등의 버튼들이 위와 아래에 모두 자리하고 있는 것처럼 이런 기능 버턴들은 양쪽에 자리해주면 좋겠다.
넷째, 왜 포스트 정렬 옵션이 꼴랑 'auto'뿐인가. 사실 이건 구글 리더 전체에 대한 가장 큰 불만이다. 포스트의 적절한 정렬은 구글 검색결과를 정렬하거나 아마존에서 책을 추천해주는 것과 같이, 독자가 원하는 글을 우선적으로 제시해 줌으로써 환상적인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구글 리더로 넘어올때도 '정보의 흐름'을 적절히 정렬해준다는 개념이 맘에 들었고, 곧 강력한, 개인화된 글 추천 기능을 제공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는데, 꽤 오랜시간이 지나도록 'newest', 'oldest', 'auto'뿐이다. 전체적인 인기를 가지고 정렬할 수도 있고,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있는 글 순으로 정렬을 할 수도 있고, 내가 좋아하는 성향의 글을 파악해서 정렬을 할 수도 있고, 각 포스트당 하루에 올라오는 글의 수를 제한할 수도 있고, 등등, 정말 많은 옵션들이 가능한데 아무것도 발표를 안 하고 계신다. (물론 지금도 사내에서는 여러가지 알고리즘들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믿는다. -_-+ )
우재님이 '숙주와 기생체의 상호작용이 오래되면 오래될 수록, 숙주에게 독성이 강한 기생체의 비율이 줄어들게 된다'라는, 전염병학의 통념이 최근에 도전을 받고 있다는 언급을 하셨습니다. 마침 저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이고, 게다가 지금 제가 읽고 있는 책도 관계가 깊어 이에 대해 조금 써 보려고 합니다 (더 정확하고 자세한 정보는 전문가이신 byontae님의 블로그에서 ㅎㅎ).
이 책의 도입부에서는 왜 이러한 통념이 틀렸는지를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통념은 '숙주에게 심한 해를 입히거나 죽이게 되면 전파가 힘들어지므로 독성이 약해지는 방향으로 공진화한다'는 생각을 깔고 있는데, 조금 깊이 들여다보면 이런 생각이 상당히 순진하다는 걸 깨달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어떤 선택압이 병원체에게 작용하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편견을 버리고 실제 병원체가 맞닥뜨리는 상황에 대해 생각해봐야 합니다.
두 종류의 시험
The strategic options can be envisioned as a competition that is played out in two contests. The first contest occurs within the host, where the favored competitors are those that most effectively use the host as food for their own reproduction. The second contest is played out in the transmission of pathogens to new hosts; those pathogens hat have been successful at growing within hosts are now in competition to reach the remaining uninfected members of the society. ...
These two contests require different talents. ...
병원체는 대략 나눠봤을때, '숙주 안에서 이루어지는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고, 이후 '다른 숙주로의 전파'라는 시험까지 통과해야만 비로소 성공한 병원체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두 시험이 요구하는 자질은 다릅니다. 첫번째 시험은 보통 활발한 복제능력, 숙주의 자원을 최대한 쥐어짜는 능력을 요구하는 반면, 두번째 시험은 보통 숙주가 다른 숙주를 감염시킬 수 있도록 만드는 능력을 요구합니다. 간단한 예로, 어떤 병원체의 변종이 숙주를 최대한 이용하는데 성공하여 많은 자손을 남기고 다른 병원체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했다고 하더라도, 이 과정에서 숙주를 죽게 만들거나 가만히 누워있게 만들어 다른 숙주로의 이동이 불가능해졌다면, 이 변종은 완벽한 실패로 끝난 것입니다. 역으로 아무리 다른 숙주로 잘 옮겨가는 능력을 가졌다고 해도 숙주안에서 다른 변종에게 도태된다면 이 역시 실패작입니다.
첫번째로 든 상황은 시간이 지날수록 병원체의 독성이 약해진다는 통념을 지지하는 논리로 보입니다. 하지만, 뒤집어 생각해보면, 병원체가 숙주를 죽이거나 심하게 앓게 만들더라도 다른 숙주로 이동할 방법만 존재한다면 병원체의 입장에서는 숙주의 건강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도 얻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인간의 역사에서 맹위를 떨쳤던 병들은 대부분 이렇게 숙주가 죽거나 심하게 앓아도 다른 숙주로 이동할 방법을 확보한 병원체가 일으킨 병들입니다.
물
의학이 일궈낸 그 어떤 진보도 상하수도 시스템의 정비만큼 많은 목숨을 살리지는 못했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물을 통해 전파되는 수인성 전염병은 많은 사람들을 죽여왔으며, 지금도 개발도상국에서 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있습니다. (개발도상국의 사망 원인 4위가 설사입니다).
가장 유명한 병은 콜레라인데, 20세기 중반까지도 맹위를 떨치며 한 번 발생할때마다 수천에서 수백만의 사람들을 죽이곤 했습니다. 콜레라에 걸리면 콜레라균이 다량 함유된 설사를 계속해서 하게 되어 탈수를 일으킵니다. 설사로 오염된 물은 몸 밖으로 나온 콜레라균을 다른 숙주에게로 운반해줍니다. 한 명의 설사로 오염된 물은 수만 명을 감염시킬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숙주가 살아남았는지는 콜레라균에게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숙주가 최대한 많은 설사를 생산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콜레라균은 치명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폴 이왈드는 2007년 TED talk에서 이러한 논리를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들을 제시해줍니다.
그의 설명처럼, 수인성 전염병의 독성을 낮추는 방향으로 선택압이 작용하기 위해서는 깨끗한 물 - 전염병을 매개하는 고리를 끊는 것 - 이 가장 중요합니다.
모기
모기나 다른 살아있는 매개체의 경우에도 비슷한 논리가 성립합니다. 숙주가 심하게 아파서 아무와도 만나지 못한채 누워만 있더라도, 모기가 쉽게 병원체를 옮겨줄 수 있습니다. 더 나쁜 것은, 아파서 앓아 누운 환자가 모기에게는 더 쉬운 사냥감이 된다는 것입니다. 즉, 숙주가 더 심하게 앓게 만드는 방향의 선택압이 작용할 수도 있게 됩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매년 백 만명 이상을 죽이는 치명적인 질병인 말라리아입니다. 말라리아 역시 매개체인 모기를 막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일 수 밖에 없습니다.
병원성 전염병
병원에서는 역설적이게도 간호사나 의사들이 병원체를 옮기는 매개체가 될 수 있습니다. 병원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철저한 위생상태를 유지한다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실제로 모두가 청결함을 완벽하게 유지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간호사나 의사가 일단 매개체로 기능하기 시작하면, 모기가 옮기는 병의 경우처럼 병원체는 숙주의 건강에 신경 쓸 이유가 줄어들게 되고, 따라서 치명적인 방향으로 진화하기 쉬워집니다.
천연두, 결핵
천연두나 결핵은 조금 다른 경우입니다. 이들은 숙주이외의 매개체가 존재하여 병원체를 운반해주기 보다는 자신들의 터프함으로 건강한 숙주가 자신을 흡입할 때까지 숙주의 몸 밖에서 버팁니다. 천연두의 경우가 특히 강하죠 (영화로 만들어질만 하죠. ~_~).
No one knows exactly how long it can last in the external environment. In one study smallpox scabs were stored in an envelope that was left on a shelf in a lab cabinet. By sampling the scabs periodically, the researchers demonstrated viable viruses for thirteen years. They could not continue the study because thirteen years of testing had used up all the viruses in the envelope.
... Such durability explains why American Indians in the colonies of New York and Pennsylvania were decimated by smallpox. Lasting for a few days or weeks on the infamous smallpox-laden blankets distributed to American Indians from a colonial outpost would be difficult for most viruses, but not for a virus that could last more than thirteen years on a lab shelf. There were even more morbid consequences of this durability. In 1757, after French fores took over Fort William Henry in northeastern New York, their Indian allies began digging up English graves. They got the scalps they were after, but they also apparently retrieved smallpox viruses that were lying in wait in the corpses of those who had died from the disease.
결핵균은 몸 밖에서 수 주에서 몇 달 정도까지 살 수 있으며, 폴 이왈드는 이것이 바로 리팜핀 같은 결핵약이 등장하기 전에 결핵이 천연두 바로 아래에 위치한 치명적인 질병이었던 이유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한편, 감기를 일으키는 병원체는 몸 밖에서 보통 몇 시간밖에 버티지 못한다고 합니다.
조류독감은 얼마나 위험할까
폴 이왈드는 이런 논의를 끌고 나가 조금 위험한(?) 주장 - '앞으로는 1918년의 스페인 독감같은 치명적인 독감의 대유행이 없을 것이다' - 을 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시간 나는대로 쓰도록 하겠습니다. ㅎㅎ
먼저, 이번 독감에 대해 유익한 글을 올려주고 계신 블로그들을 소개한다. (특히 crete님의 활약이 눈부시다. ㅎㅎ) http://crete.pe.kr/ http://biotechnology.tistory.com/ http://fiatlux.egloos.com/ http://mogibul.egloos.com http://redwood.egloos.com/ Be Alert 전염병이 퍼지는데 매우 중요한 것은 인구 집단의 크기이다. 많은 전염병들은...
며칠 동안 휴가 여행을 떠났었기 때문에 포스팅 관리를 제대로 할 수가 없었습니다. 당분간은 좀 바쁘게 지낼 것 같으니 포스팅이 상당히 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에어로졸의 힘(byontae님)을 보면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특히 이렇게 먼 거리를 이동하는 레지오넬라균의 경우 기존 레지오넬라균 보다 치사율이 훨씬 높았다고 하는데(10%→20%) 인간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환경에 끊임없이 적응하여 그 세력을 ...
광우병의 공포를 과장하는 분들은 존 검머와 엘리자베스의 극적인 일화를 인용하며 '광우병은 무척 위험하며, 그걸 무시한 댓가는 존 검머와 엘리자베스를 보면 알 수 있다'는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던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엘리자베스 본인은 죽어가면서도 언론에게 대중을 선동하지 말라고 부탁했으며, 그녀의 부모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즉, 이 사건의 주인공들은 이 사건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주장과는 정반대의 발언을 계속 해왔으며, 이러한 사실은 언론이나 미국 쇠고기 수입을 강하게 반대하시는 분들에 의해 인용될 때에는 항상 생략되었습니다.
제가 지난 번에 썼던 글, 영국 농림부 장관 존 검머는 바로 이런 역설을 지적하기 위해 쓴 글이며 그 이상을 내포한 글은 아닙니다.
(사족인데, 희생자 가족들을 비롯하여 영국 국민들이 존 검머를 비난했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사실이라고 생각해서 언급할 필요를 느끼지 않았습니다만 deulpul님이 지적하신 것과 같은 오독의 여지가 있긴 있겠군요. 그리고, deulpul님의 글을 읽으며 들었던 의문점은, 정말 스미스 부부와 엘리자베스의 행동이 그렇게 자연스러운 것이었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hadream님이 썼던 글을 보고 기사를 찾아 읽은 후, 그들의 행동이 저의 무의식적인 기대를 배반하여 꽤 놀랐습니다. 아무리 친한 친구라고 해도 검머의 극적인 쇼와 딸의 고통을 직접 보고서도 그렇게 이성적으로 대처하기는 쉽지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안전에 대한 과장과 위험에 대한 과장
deulpul님은 존 검머 사건에 대한 배경을 자세히 설명해주셨고, 그것을 바탕으로 위험에 대한 과장뿐 아니라, 안전에 대한 과장이 위험하다는 것을 강조하셨습니다. 중요한 지적이며, 위험이 매우 과장되어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제 입장에서도 새겨들어야 할 말이라고 봅니다.
이 사례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상식적 교훈은, 현재 실체가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고 진행중인 문제에 대해서는 누구도 I can assure 할 수 없으며, 누구도 자만할 수 없으며, 누구도 다른 사람의 건강과 생명을 책임질 수 없다는 점이다. 새로운 질병에 대한 과학적 지식이란 현재적 지식일 수밖에 없으므로, 앞으로 전개될 상황에 대해서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 실험실 안에서도 그래야 함은 물론이거니와, 많은 사람을 상대로 하는 발언에서는 훨씬 더 보수적이어야 할 수밖에 없다. 잘못된 판단과 세일즈는 바로 불필요한 희생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위에 인용한 부분은 당위에 가깝습니다. '얼마나' 보수적이어야 하느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겠지만, 파괴적 결과가 있을지도 모르는 경우에는 위험 요소가 작아보여도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낫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이 동의할 수 있는 주장일 것입니다.
그런데, deulpul님은 이러한 원론적 이야기와 우리의 무지에 대한 단정을 바탕으로 한쪽 주장을 정당화하고 계시며, 저는 이러한 논증이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몰랐으니 어쩔 수 없지 않으냐. 바로 이 점이 핵심이다. 현재 인간광우병은 그 연구를 진행하는 학자들조차 "많은 것이 알려지지 않았다" 혹은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 알려지지 않은 실체를 놓고 조금씩 그림 맞추기를 하며 전체 모습을 파악하려 애쓰는 중이다. 그리고 그 와중에 필연적으로 다양한 견해, 다른 주장들이 혼재되어 있다. 의료과학계에서도 말이다.
우리가 얼마나 알고 있으며, 얼마나 모르고 있을까요? 우리의 현재 지식에 대한 논의가 없는 채로, '많은 것이 알려지지 않았다' 혹은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고 말씀하시는 것은 지나친 단순화이며, 공허합니다. 물론 광우병의 원인이 프리온인지 아닌지조차 완전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등, 광우병에 대한 연구에 다양한 견해들이 혼재되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이로부터 우리가 위험에 대한 예측을 할 수 없음이 당연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대단히 많은 BSE 발병사례를 가지고 있는 영국의 통계를 가지고 있으며, 많은 연구자들이 상당한 사실들을 밝혀내었습니다. 수십년간 쌓인 우리의 지식을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한마디로 일축하는 것은 무지에 대한 과장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접근해야 할 것인가가 자명하지 않은가. 제2의 존 검머들이 나와, 그 때는 어쩔 수 없지 않았냐, 지금도 후회하지 않는다 하는 소리를 뒤늦게 일삼는 꼴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deulpul님의 결론은 자명하지 않습니다. deulpul님은 광우병의 과거 통계 자료, 수많은 연구 결과들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으신 채로, 우리가 '얼마나' 모르고 있으며, 최악의 경우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도 전혀 제시하지 않으신 채로, 제대로 알고 있지 않은 위험은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당위명제와 미국의 경우와는 상이한 영국의 경우를 바탕으로 '자명하다'는 결론을 너무나 쉽게 내리고 계십니다. 정부의 협상 과정, 결과, 그리고 이후의 조치에서 야매성이 풀풀 풍겨나오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식의 논리에는 동의하기가 힘듭니다.
위 글들은 정책에 대한 비평보다는 광우병의 위험과 기타 여러가지 관련 사실에 초점을 맞추었고, 앞으로 쓰는 글도 그럴 것입니다. 이번 쇠고기 정책은 럼스펠드 면담 무산, 부시 면담 무산, 석유 날려먹기, 참여정부가 해놓은 일가지고 생색내기처럼, MB식 야매외교의 전형이라는 느낌이지만,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들이 떠돌아다니는 현재 상황도 만만치 않은 문제입니다. 주제별로 틈틈이 글을 올리겠습니다.
최근에 MB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개방 협상결과를 두고 시끌시끌하다. 국민 건강을 팔아 캠프 데이비드 숙박료로 지불했다는 비난부터 시작하여, 최근에는 인간 광우병의 공포와 미국 거대 축산 및 육가공기업들의 음모론까지 번져가고 있는 듯하다. 홈지기도 관련 전문가는 아니라서 지난 1주일 정도 동안 여러 가지 자료를 찾아보면서 기존의 생각을 돌아보고 하나하나 정리해봤다. 여기서는 그 과정에서 느낀 생각들을 다소 두서없이 적어볼까 한다. 1. 과장되고...
추가: 존 검머의 딸 코델리아는 살아 있습니다. vCJD로 죽은 것은 존 검머의 친구 스미스 부부의 딸 엘리자베스입니다.
제 글에 다음과 같은 코멘트가 달렸습니다.
영국내 광우병 위험론이 나올때 영국 농무부장관 존검머는 BBC에 자신의 딸 코델리아와 나와 햄버거를 먹으며"광우병 안전합니다" 를 연발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영국내 공식적 인간광우병환자가 없을때니 님처럼 주장할수 있었죠.그 결과가 어땠습니까? 수십명이 cjd로 사망하고 심지어 그의 친구의 딸까지 얼마전 광우병으로 사망했습니다. 그도 그 당시로는 광우병의 위험이 보이지않고 단지 가능성에 불과했기에 저리 나와서 햄버거를 먹으며 저런 말을 할 수 있었던 것이겠지요. 하지만 그 결과가 어떠했습니까? 보이지않는 "위험"을 보이지않는다고 무시한 그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hadream.com
Mr Gummer, who was Agriculture Minister during the first outbreak of BSE, was pilloried in 1990 for trying to feed his daughter, Cordelia, a burger in front of television cameras. She shrank away from the burger, but he took a large bite himself, pronouncing it “absolutely delicious”. The link between eating beef and vCJD was confirmed six years later.
BSE(소광우병)이 발생했던 1990년, 그는 당시 4살이었던 딸 코델리아를 기자회견에 데리고 나와서 햄버거를 먹이려 했다는군요. 코델리아는 햄버거를 피했고, 검머가 스스로 한 입 베어 문 다음에 "정말 맛있습니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소고기와 vCJD의 관계는 이 사건이 있은지 6년후에 어느정도 밝혀졌습니다.
BBC의 2000년 10월 기사 John Gummer:Beef eater를 보면 사진도 볼 수 있습니다. 이 기사에 따르면 John Gummer는 광우병으로 32명이 죽은 뒤에도 그 당시의 행동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Adults, about themselves, may take a certain kind of risk," said the father of four. "They smoke and of all sorts of things. The only fair question, I think, before I made a comment to the public was that I thought this was safe for my children to eat."
그는 언제나 위험 요소는 있는 법이며, 그 당시 자신의 아이들에게 먹일 수 있을만큼 충분히 안전하다고 생각했기때문에 대중에게도 쇠고기가 안전하다고 말했던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At the end of the hearing, the panel asked him if the BSE crisis had changed his eating habits. He told them that if anything he ate more beef because it was cheaper that it used to be.
광우병 파동으로 식습관이 바뀌었냐는 질문에는 쇠고기가 싸져서 많이 먹게 되었다고;;
다시 2007년 Times 기사로 돌아가보겠습니다. 존 검머의 친구인 로저 스미스, 몰리 스미스 부부의 딸 엘리자베스 스미스는 21살 생일때 vCJD에 걸렸음을 알게 되었고, 23살의 나이로 사망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이곳 저곳에서 보았던 내용인데, 기사의 후반부는 새롭습니다.
Mr Smith said that his daughter rarely ate burgers as a child and enjoyed a healthy diet. “I think her average consumption was probably about one per cent of the national average,” Mr Smith said. “If you live in the depths of the countryside, like Elizabeth did, there aren’t burger bars everywhere so she hardly ate any.” He added: “She ate a perfectly normal and healthy diet. Sometimes she would have meat with a meal, sometimes she wouldn’t. It wasn’t one particular kind of meat, either.
엘리자베스는 버거는 거의 먹지 않았고, 일반적인 식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Mr and Mrs Smith, of St Margaret South Elmham, Suffolk, paid tribute yesterday to the way their daughter had fought the disease and defended Mr Gummer, saying that he had been unfairly treated in the press.
엘리자베스는 병과 싸우면서도 언론이 존 검머를 부당하게 다루고 있다며 그를 방어했다고 합니다.
“John, not for the only time in his life, was unfairly treated by the press,” Mr Smith said. “It was a load of old cobblers. It didn’t change the way I viewed meat. It changed the way I viewed the press.”
로저 스미스도 존 검머가 언론의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말하면서, 광우병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고기'에 대한 관점을 바꾼 것이 아니라 '언론'에 대한 관점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합니다.
“We don’t want to scare people because it is an extremely rare disease. Not everyone is going to die from it,” Mr Smith said. “In fact I would tell people to worry more about their driving than getting CJD.”
"우리는 사람들이 겁먹는 걸 원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 병은 매우 희귀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이 이 병으로 죽는 건 아닙니다. 사실, 전 사람들에게 CJD를 걱정하기보다 운전을 더 조심하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자신의 딸이 vCJD로 인해 사망했음에도 이렇게 말할 수 있다는 게 좀 놀랍습니다.
@ 사족이지만, 위 이야기는 3마리의 광우병 소가 발견된 미국이 아니라 183,823마리의 광우병 소가 발견되었고, vCJD와의 연관성을 모르는 채 신경계고 내장이고 고스란히 먹었던 영국의 이야기입니다.
매우 드문 일이지만, 연주를 듣고 나서 '이보다 멋진 연주는 불가능해'라는 강한 확신이 생길 때가 있습니다. 곡의 모든 부분에서 '이 부분은 이래야 한다'는 느낌을 연주자가 고스란히 표현해 주는거죠. 그리고 이런 확신이 생긴 곡들은 다른 연주를 듣더라도 보통 바뀌지 않습니다.
하이페츠
저는 하이페츠가 연주한 비탈리 샤콘느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지상에서 가장 슬픈 음악'이라는 조금은 간지러운 문구가 달려 있어서 훌륭한 영환데 야한 포스터로 광고하는 바람에 괜시리 보기 뭐한 영화처럼 처음에는 시큰둥했지만, 곧 푹 빠져버린 연주입니다.
몸을 통째로 울리는 무겁고 어두운 오르간 소리, 울림이 아주 좋지는 않지만 (하이페츠는 남들보다 마이크를 바이올린에 훨씬 가까이 두었다고 합니다) 오히려 그래서 곡에 더 어울리는 소리를 내는 하이페츠의 바이올린, 그리고 완벽한 기술로 또박또박 나아가면서도 누구보다도 풍부하게 표현을 해내는 이 연주는 제가 느끼는 '이상적인 비탈리의 샤콘느' 그 자체에 가깝습니다.
오이스트라흐
비누인형님이 링크하신 곡 중에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1번도 비슷한 확신이 생겼던 곡인데, 이 곡의 경우에는 하이페츠가 아니라 오이스트라흐였습니다. 심장발작을 일으켰다가 살아난지 4년 후인 1968년, 그는 60세 생일을 맞아 모스크바에서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연주했는데, 바로 이 실황녹음이 제가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연주이고, 아마도 모든 음반 중에서 제가 가장 많이 들은 연주입니다. 유튜브 코멘트 중에 '몇 시간 동안이나 들었습니다. 유튜브 ㄱㅅ' 뭐 이런 내용의 코멘트가 있었는데, 저도 이 연주를 접했을때 딱 그 꼴로 몇 시간씩 듣기도 했습니다. ㅎㅎ;
오케스트라는 다른 연주들을 압도하는 정열적인 연주를 보여줍니다. 적절한 템포에 밀고 당기는 완급조절도 탁월하고 오이스트라흐와의 호흡도 완벽에 가깝습니다. 오이스트라흐도 아름다운 소리와 물흐르는한 기교, 풍부한 표현력을 아낌없이 보여줍니다. 카덴짜는 환상적입니다.
유튜브 시간제한때문에 바이올린 독주가 끝나고 트릴이 잦아들며 플룻이 등장하는 최고로 중요한 순간에 곡이 끊어지는 '으악!' 소리나는 경험을 해야 하긴 하지만, 한번 감상해보세요. 포인트는 흔들리는 오이스트라흐의 '볼'입니..
David Oistrakh & Moscow Philharmonic Orchestra/Gennady Rozhdestvensky, recorded 27 September 1968, the Great Hall of Moscow Conservatory
1악장 - 1
1악장 - 2
2악장
3악장
당연하게도, 위의 찬사는 모두 제 개인적인 취향, 혹은 편견에 바탕을 둔 것입니다. 아래 링크하는 다른 훌륭한 연주들도 꼭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 연주가 더 훌륭해'라고 생각하시는 연주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언제나 환영입니다. ㅎㅎ